[마켓인사이트] 국민연금 CIO, 해외대체실장에 최측근 임명 논란

입력 2017-06-01 09:27   수정 2017-06-01 11:05

20년 넘게 손발맞춘 김재상씨 선임..해외대체 경력없어
국민연금 "영어 등 심사결과 최고점 받아 공정하게 선발"



이 기사는 05월29일(04:4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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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강면욱 본부장 얘기인 줄 알았어요. 이력이 완전히 판박이잖아요.” (A 자산운용사 대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50조원 규모의 해외 대체투자를 총괄하는 해외대체실장에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과 20년 넘게 '동고동락'한 최측근을 임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체투자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도 부족한 인물이어서 적절치 않은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은 최근 김재상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대행을 해외대체실장에 임명했다. 김 실장의 이력은 강 본부장과 구분이 안될 정도로 비슷하다. 두 사람 모두 현대투자신탁증권을 시작으로 슈로더투자신탁운용, ABN암로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등을 거쳤다. 2013년 강 본부장이 메리츠자산운용을 떠날 때 김 실장이 그를 대신해 대표 대행을 맡기도 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강 본부장이 내년 2월 임기 만료 전에 ‘자기 사람 심기’에 나섰다는 말이 나온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의 임기는 ‘2+1년’이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2년에 끝난다. 강 본부장은 지난해 2월 임기를 시작했다. 퇴직 후에도 600조원의 자금을 굴리는 조직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한 인사를 강행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해외대체실장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내 6개 실장 중에서도 글로벌 영향력이 가장 센 자리로 통한다.

김 실장을 잘 아는 자산운용 업계 인사들은 그를 국제감각이 탁월한 신사로 평가한다. 대학과 대학원을 모두 미국에서 나왔고 해외근무 경험이 풍부해 영어에 능통하다. 하지만 국민 돈 50조원으로 해외 대체투자를 책임질 적임자인지 여부에는 대부분 고개를 갸웃했다. 메리츠자산운용 대체투자본부에 짧게 근무한 것 외엔 이렇다 할 경력이 없기 때문이다. 2015년 메리츠운용을 나와 소규모 부동산 투자회사에 근무했지만 해외 대체투자와는 거리가 먼 자리였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실장급은 스페셜리스트(실무자)가 아니라 투자 전반을 아우르는 관리자를 뽑아야 한다는 데 인사 위원들이 의견을 같이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민연금 해외대체실과 일한 경험이 많은 업계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전문성 없는 실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국민연금 해외대체실장은 해외의 역량 있는 사모펀드와 헤지펀드 운용사를 발굴해 출자를 결정하고 전세계의 부동산, 인프라 투자를 총괄하는 자리다. 실무자들이 들고 온 투자 건의 수익성과 위험성을 면밀히 분석할 수 있어야 하며, 실 차원에서 투자를 결정하면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대체투자위원회에 안건을 올려 통과시켜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한 외부 전문가들을 압도할 수 있는 ‘디테일’ 없이는 지금까지 시도해 보지 않은 적극적인 투자는 언감생심”이라며 “해외 대체 투자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투자 자산의 다변화를 꾀한다는 국민연금의 전략과도 상반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선발 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외부 전문가 3명을 포함한 심사위원 6명이 각각 평가한 점수를 합산해 최고점을 받은 후보를 선발했다는 것이다. 이번 해외대체실장 공모에는 19명이 원서를 내 3명이 최종면접에 올랐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김 실장은 영어테스트와 국민연금 전반에 대한 지식 및 이해도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강 본부장은 ‘자기사람 심기 논란’에 대해 “업계에서 30년을 일해 이런 저런 인연으로 엮이지 않는 사람이 없다”면서 “퇴직 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일각에서는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 이후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뽑기가 그만큼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국민연금은 최근 운용직 28명을 선발하기 위해 채용절차를 진행했지만 자격요건을 갖춘 지원자가 턱없이 부족해 14명을 뽑는데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그런데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투자를 시작한 지 얼마 안돼 1960년대생 이상인 실장급 연령대에서는 해외 투자 경험을 갖춘 사람을 찾기가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정영효/유창재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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